10.40분 산행들머리 고개에서 하차하여 입산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합천호가 내려다 보이고,

합천호의 파란 물은 2시간쯤 산객을 따라오다 논덕산 정상 오르기 직전 멈춘다.

논덕산(545m)에서의 조망은 호호(好好)이다.

황매산, 감악산, 특히 오두산 정상은 흰 눈으로 덥혀있다.

 

 잘 걷는 산꾼들만 참가했는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아니면 볼거리가 적어서 인지? 흡사 산악마라톤 하듯 달린다.

2시간 20여분 만에 정상에 오르고,

하산 코스가 짧다고 무명봉 3개를 더 넘고 넘어 내려왔지만

폐교된 장인초교 터에 도착한 시간은 15.20분, 평소보다 하산시간이 조금 이르다.

 

 귀가 길에 함벽루에 올라 황강을 바라본다.

석양 무렵, 마침 합천 땜의 방류로 수량이 늘어 강변 정자의 운치를 더해주는데

함벽루 난간에 기대어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본다. 멋지다.

어느덧 해가 꼴깍 넘어가고 발길을 돌린다.

 

 이렇듯 30여분쯤 투자하여

산행지 부근의 명소를 답사 또는 관람하는 것은 일석이조인 셈이다.

                                                                           

                                                                   2005.12.06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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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경의 본 팀은 천황사 입구에 내려 9봉→1봉으로 산행하는데

S팀 7명은 윗양명에서 1봉→9봉으로 진행한다.

 

 S팀은 자칭 타칭 스페셜 팀이라고도 하고 실버 팀이라고 하는데 조금 여유가 있다.

느림의 미학을 떠올리며, 빨리 걷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하산한다.

                                                               2005.11.29 유 산

 

☞ 백두대간은 백두산 백두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물 한번 건너지 아니하고 걸을 수 있는

능선길이라고 하는데, 오늘 민계님이 회원들에게 선물한 수건에는 아래와 같이 쓰여 있다.

(한 번 더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해서 옮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비롯하여 지리산까지 우리 땅의 골간을 이루며 이어진 산줄기이다.

그 길이는 1,800km, 높이는 100m에서 2,740m 까지 이른다.

 

 남한에서 종주 할 수 있는 거리는 지라산에서 진부령까지 약 670km이다.

함경도 흥남과 비슷한 위도상의 마유령(972m) 북쪽은 모두 1,000m가 넘지만

그 이남으로는 금강산(1,638m), 설악산(1,708m) 오대산(1,563m), 태백산(1,567m), 덕유산(1,617m),

지리산(1,915m)만이 1,000m이상이다.

 

 남북을 꿰뚫는 세로 산줄기인 까닭에 예로부터 개마고원, 영동과 영서, 영남과 호남을 가로막는 장벽이

있으며 그런 만큼 황초령(1,200m), 추가령(586m), 대관령(832m) 등의 고개가 주요 교통로가 되어왔다.

이 땅의 모든 산줄기가 백두산과 통한다는 개념은

조선시대 이래 우리민족의 자연 인식 체계를 이루는 주요한 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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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재에서 노전봉을 넘고 낙엽길을 걸어 50여분만에 덕유산이 보이는 무명봉에 올라 조금 쉰다.

두문산 갈림길이다. 눈 내린 향적봉 위에 흰 구름이 떠 가고있다. 덕유능선 끝으로 남덕유와

장수덕유도 모습을 확연히 들어낸다.

 

 단지봉을 넘고 치목터널 위를 지나 15.25분 안국사에 들러 절구경하고 되돌아 내려온다.

안국사의 볼거리는 절에서 바라보는 덕유산의 조망, 극락전에 있는 괘불(특별한 행사 때 밖에 내어 걸기

때문에 평소에는 볼 수 없음) 그리고 이 천불전 건물이라고 하는데 마침 날씨가 좋아 덕유산을 잘 볼 수

있었고 천불전도 둘러 볼 수 있었다.

                                                                            2005.11.22 유 산

 

※명산에는 명찰(名刹)이 있다. 적상산에는 안국사가 있다.

원래 이곳은 호국사가 있던 곳이고 안국사는 약 1km 쯤 아래쪽에 있었는데 1989년 양수발전소

건설 때 수몰지구에 들어가게 되어 1949년 불에 타버리고 흔적만 남은 절터인 이곳으로 옮겨지었다.

 

 안국사와 호국사는 적상산에 있었든 사고(史庫: 역대 왕의 실록과 왕족의 족보인 선원록을 보관하든

문서창고)의 수호사찰이다. 그러나 1910년 합병 후 적상산 사고에 보관중이든 문서는 창경궁 장서각으로

옮겨진 후 사고는 흔적만 남게되고 절도 사세가 기울어진다.

단지 선원각은 뜯어져 안국사의 천불전으로 다시 지어졌다. <답사여행의 길잡이에서 요약>

 

※아래는 산행하다 절에 들리는 경우 참고가 될 듯해서 '법공양' 이란 책에서 본 것을 일부 옮긴 것임.

절에는 법당이 있다. 법당은 무엇인가? 법당은 법의 집이다. 진리의 집이다.

 

 법당에는 전(殿)과 각(閣)이 있다.

전에는 불교의 교리에 입각하여 숭배의 대상이 된 부처나 보살이 모셔져 있고

각에는 전통적 불교의 입장에서 볼 때 신앙의 대상이 아니지만 민간신앙의 측면에서 중요시되어

불교에서 수용한 산신 칠성 용왕 등이 모셔져 있다.

 

☞ 여기 까지 읽으면 되고

아래는 덜 바쁜 분들과 전각에 대한 흥미있는 분들이 보면 답사할 때 참고자료가 될런지?

○석가모니불을 중심에 모신 불전

  적멸보궁-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심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모심

  영산전- 석가모니의 일생을 기리고 그 행적을 표출

  응진전. 나한전-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모시면서도 그 제자들에 대한 신앙세계를 함께 묘사

○석가모니불이 아닌 다른 부처님을 중심에 모신 불전

  대적광전- 영원한 진리의 몸 그 자체인 비로자나불을 모심

  극락전- 극락정토의 아미타불을 모심

  약사전- 병든 중생을 해탈시켜 준다는 약사여래불을 모심

  용화전- 미래의 부처인 미륵을 모심

  천불전- 불교의 시간관에서 볼 때 현재에 속하는 현겁(賢劫)의 모든 부처를 모심

○보살을 모신 법당

  원통전- 관세음보살을 모심

  명부전- 지장보살과 유명계(幽冥界)의 시왕(十王)을 모심

  문수전- 문수보살을 모심

  보현전- 보현보살을 모심

○기타 전

  법보전- 대장경이 있는 사찰에 있음

  조사전- 조사(祖師)에 대한 신앙을 중요시하는 선종사찰에 있음

○각

  산신각- 호랑이를 거느린 산신을 모심

  칠성각-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을 탈바꿈시켜 7여래를 모심

  독성각- 말세 중생에게 큰 복을 내린다는 나반존자를 모심

  삼성각- 산신, 칠성, 나반존자를 함께 모심

  용왕각- 용왕을 모심

  이들 전각들, 특히 부처님을 모신 전각에는 본존불을 보좌하는 협시보살이 배치되고 본존불 뒤에는

  후불탱화를 두어 불상만으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법당의 상징세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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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 해인사

 

 가야산에 가려는 가경산님들이 넘치는데 예약한 산객들만 태우고 버스는 08.00 정시에 출발한다.

오늘 인사이동(?)이 많은 듯 새로운 회원이 많이 등장한다. 오늘의 도우미 당첨은 고운미소님이다.

(중책을 맡아 자원봉사 하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11.20분, 산행 들머리에 내려서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 간단한 입산식을 한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뜻의 '구구! 팔팔!'을 힘차게 외치고 출발한다. 평탄한 소나무 숲길이다.

모두들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따라가기 힘들다. 50여분 걸어 능선에 오르니 전망이 조금 트인다.

 

 이리 저리 경치 살피며 걷다보니 어느새 후미 박대장님이 보이고 나는 제일 뒤에서 걷고 있는 셈이다.

가경에 처음 참석한 한 분이 조금 힘들어하는 듯하다. 그러나 도보산행은 기본적으로 어릴 때 배운 걸음

으로 자신의 두 발로 걷는 것이다. 자주 쉬면서 천천히 걸으면 근육통을 피할 수 있을 듯하다.

 

 몇 주만에 참석하신 강송님의 디카가 오랜만에 작동한다. (좋은 그림 많이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바위 틈새에 자라는 소나무를 디카에 담고 있는 적우님에게 한 컷을 부탁하고 바위에 올라가니

백운동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능선을 걸으며 휘둘러보는 경치가 멋지다. 주변의 암릉도 좋다. 눈은 바쁘고 걸음은 느려진다.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13.50분 박대장님과 후미팀이

식사중이다. 진수성찬이다. 배낭 무게를 줄이려고 나무젓가락도 반으로 잘라 넣어 다닌다는데---.

덩달아 도시락을 펴고 ---,

 

 14.35분 서성재이다. 칠불봉 1.2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잘 만들어진 나무계단을 올라 너덜 길을

지나고 전망대에 올라서서 뒤돌아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가야공룡과 만물상 능선이 발아래 펼쳐진다.

급경사 바위지대엔 철 계단이 튼실하게 놓여있고 계단 난간을 잡고 둘러보는 경치가 멋지다.

소나무와 바위들이 어울려 한 경치 하는 곳이다. "아, 좋다!" 보는 이들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15.30분 칠불봉(1,433m)이다. 1.2km 거리를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조망 좋은 곳은 디카에 담기도 하고,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분들의 카메라 셔터도 눌러 드리면서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하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듯 코끝이 시리고 콧물이 나온다.

 

 서둘러 내려와 10분 후에 상왕봉(1,430m)에 오른다.

강송님 또 대장님과 새보리님 그리고 가경산님 한 분이 철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의하면 '경상도지방의 유일한 석화성(石火星)은 가야산'이라고 한다.

검은 바위의 형상이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곳이다.

 

 그러나 가야산 정상은 수도산의 수도사에서 보면 한 송이 연꽃처럼 보이기도 하는 곳이다.

지금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특히 서성재 방향 즉 동남향으로 보는 조망이 으뜸이다.

 

 철계단을 내려서니 해인사 4.6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가야산 상왕봉(=우두봉)과 헤어져야 한다. 아쉬운 마음 두고 해인사 가는 길로 내려선다.

15.50분이다. 급경사 내리막길 옆의 침봉을 지나 16.10분 마애여래입상 갈림길을 지나고 곧 헬기장을 만난다.

16.20분 토산골 출입금지 안내판이 보인다.

 

 정상 오르는 계단에서 만난 회원들을 다시 만나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걷는다.

조용한 산 속이라 낙엽 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토산골 초입부의 계곡에서 땀을 씻고

17.20분 법보사찰 해인사 일주문에 눈으로 인사 건네고 인도를 따라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7.35분이다.

 

 거의 꼴찌로 하산한 듯하다. 급히 컵 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강송님의 하산주를 조금씩 나누어 마신다.

박대장님은 후미팀을 B코스로 안내하여 내려왔고, 가경의 초특급 선두팀은 부박령까지 초과 달성(?)

했다고 한다.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5분 빠른 오후 5시 55분 출발한다.

                                                                                             2005.11.15 유 산

 

※ 맑은 날씨에 가야산의 멋진 암릉코스를 산행하신 산님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산행기에는 일부 비지정등산로 부분이 생략되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지금까지 유산의 산행기를 읽어주신 가경산님들 그리고

부족한 글이지만 늘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산행기는 일단 여기서 접습니다. 밑천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가경 카페 문은 활짝 열려있고 더 다양한 산행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99-8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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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산. 천치재~ 추월산정상~ 보리암봉~ 보리암

 

 산행 버스는 08.00쯤 들어와서 회원들을 태우고 예정보다 늦은 08.10분에 출발한다.

해운대에서 개최되는 APEC정상회담과 관련한 교통정리 때문에 버스가 미리 대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나라와 부산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는데 이 정도 불편쯤이야 참아도 되지 싶다.

 

 버스는 12.05분 천치재에 닿고 도로 건너 공터에서 간단한 입산식을 한다.

90여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라 진행이 조금 더디다.

높게! 찐하게! 깊게! 길게! 강하게!

입산식 구호는 천치재에 울려 퍼진다.

 

 12.15분 입산식을 마치고 입산한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가을 날씨이다.

그 많은 인원이 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천치재에서 백암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을

따라간다. 낮은 고개 두어개를 넘고, 고압선 철탑 옆을 지나기도 하고, 또 오르고 내리며 한 시간쯤

걷다보니 고랭지 채소밭인 듯한 넓은 개활지가 나타난다.

 

 임도를 조금 더 따라가니 화물차가 올라와 있고 그 아래 밭에는 작업을 하는 분들이 보인다.

마울님이 문의한 바 오가피 열매 수확 중이라고 한다. 직진하여 조금 가니 급경사 오르막이고

암릉길이다. 많은 인원이므로 정체 구간이 된다. 산에 가자님 따라 옆길로 빠져나갔다가 복귀한다.

추월산 가는 길에 추월한 셈이다. 늦기 전에 보리암에 닿아야 보리암의 절경을 볼 수 있을 텐데---.

 

 오랜만에 산행하는 민계님은 전 보다 걸음이 느린 듯하고, 늘 앞서 가든 산경님과 아도니스님도

오늘은 힘에 부치는 듯 뒤로 처진다. 대간종주를 마치고 지금 이 정맥길을 이미 종주한 손사장님은

천천히 가고 있다. 선암님은 전혀 지친 기색 없이 꾸준히 걷고 있다. 마리님도 대단한 걸음이다.

 

 14.00분 한 봉우리에 올라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깃대봉(?)인 듯하지만 표시가 없으니 짐작할

뿐이다. (수리봉도 마찬가지로 표시가 없다. 정확한 산 이름이 있다면 관할 행정기관에서 명찰이라도

달아주면 좋을 것이다. 등산지도에도 깃대봉과 수리봉은 표기 안 된 지도가 더러 있다.)

 

 조금 내려가니 선두팀이 군데군데 모여 식사중이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여 도시락을 편다.

수리봉 촛대바위가 나무 가지 속으로 바라보인다. 그 너머 왼쪽으로는 오늘의 마지막 봉인 보리암봉과

그 능선이 멋지게 모습을 들어난다. 식사를 빨리 끝내고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따른다. 좋은 날씨이므로 조망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좌우로 시야가 탁

트인다. 촛대바위 일명 남근석이라고 하는 바위도 그 모습을 확연히 들어난다. 수리봉 오르기 직전

복리암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14.45분) 곧 수리봉에 올라선다. 내려가는 길은 정면의

좌측에 리본이 여러 개가 붙어있다. 내려서면서 뒤돌아보는 경치가 좋다. 정면으로는 담양호가

더욱 가까이 보인다.

 

 종주하는 맛이 나는 능선길이다. 선암님과 산도님을 만나게 된다. 월계리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

10여분 가니 추월산 정상이다. 15.35분이다. 미리비님이 다른 산님의 정상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보인다. 늘 좋은 작품을 올려서 가경카페을 빛내 주는 분이다. 정상 표지판엔 ‘추월산 729m,

호남정맥‘이라 되어있다.

 

 정맥길을 버리고 되돌아 나와 보리암봉으로 향한다. 중간에 헬기장을 지나고 산죽 사잇길도 지나고

허리에 밧줄을 매고 있는 바위도 지난다. 좌측으로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16.00분, 해발 691m인 보리암봉에 선다. 정상 못지않게 조망이 좋다. 담양호 너머 산성산의

금성산성이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엔 강천산이 어림된다.

 

 철계단을 내려서고 길옆에 이어지는 굵은 밧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잔돌이 길바닥에 널려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길이다. 보리암 입구에는 보리암 100m 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김덕령장군 부인의 순절비를 지나 보리암 마당에 선다.

마당에는 울타리를 너무 높게 설치하여 조망이 막힌다. ㅉㅉ

 

 보리암 안내판에는 절의 창건내력과 함께 김덕령 장군의 부인이 왜적에게 쫒기다 이 절벽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고 쓰여 있다. 절벽 옆 바위에 덕령(德齡)이라 새겨진 글씨도 보인다. 16.20분인데 벌써

보리암과 담양호의 일부에도 산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어제가 입동이니 낮이 짧을 때도 된 듯하다.

 

 하산 길옆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산행 들머리로 가는 도로변에는 아직까지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데 이곳엔 벌써 낙엽이다. 한 때는 온 몸을 불살라 고운 모습 보여줬는데 떨어진 잎(낙엽)이 되어

바람에 날리니 관심을 두는 이 없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 공수거' 인가?

그러나 업신여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낙엽은 눈비에 젖어 썩어서, 새봄에 새잎 나는 밑거름이 된다.

아낌없이 주고 가는 낙엽의 일생을 생각해 본다.

 

김춘곤 사장님이 뒤따라 내려온다. 가경의 선두로 달리는 분인데 오늘은 일행 몇 분과 함께 오느라고

조금 늦게 내려온다고 한다. 17.00분 경 주차장에 닿고 적우님과 산 이야기하며 하산주를 나눈다.

숲 꽃님은 보리암봉을 한 바퀴 도는 여유로운 산행을 했다고 한다.

새보리님도 알뜰 산행을 한 듯하다.

차는 18.10분경 출발한다.

                                                                       2005.11.08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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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산. 청류암~ 백학봉~ 약사암(영천)~ 백양사

 

 백암산은 내장산 입암산과 함께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백암산에 백양사가 있다. 이 절의 처음 이름은 백암사. 그 후 정토사→백양사로 바뀌었는데 그 내력은

환양선사가 백학봉 아래 영천암(영천굴)에서 설법할 때 백양 한 마리가 내려와 설법을 듣고 갔다는

전설에 따라 그리 되었다고 한다.

 

 산악회의 백암산 종주 산행은 가인봉~사자봉~상왕봉~도집봉~백학봉~ 백양사 코스이다.

A팀은 11.55분 약사리에서 하차하여 산행시작하고 B팀은 산행 중 취향에 따라 백양계곡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C팀 5명은 12.15분 주차장에서 내려서 백양사를 중심으로 산행하기로 한다.

 

 단풍철이라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약 2km 쯤 되는 거리는 차가 밀려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주차장에 내린 C팀 중 박사장님은 보이지 않고 또 미리비님도 어느새 많은 인파 속에 묻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숲바람꽃님 또 리디님과 의논하여 청류동 계곡으로 가기로 한다.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고 있는 가인마을의 어느 집 옥상에는 빨간 곶감들이 줄에 꿰어져 걸려있다.

마을 주변에는 토종벌통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고 산자락에는 단풍들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감 껍질 깍는 기계로 곶감을 만들고 있다. 정겨운 산골마을 풍경이다.

 

 청류동 계곡으로 접어들자 임도를 버리고 숲꽃님이 청류암 가는 옛 길을 찾아 오른다.

낮은 고개 한 개를 넘어 남천약수(장군수)에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물병에 가득 담고 청류암으로 간다.

암자에는 인적이 없는데 주변의 단풍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청류암 경내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13.25분 가인마을 입구, 물 없는 청류동 계곡 바닥에서 식사를 하고 14.10분 백양사에 닿는다.

많은 관람객들이 절 마당을 메우고있다. 대웅전 처마 옆으로 백학봉 학바위가 웅장한 모습을 들어낸다.

 

 절 문을 나와 일년에 한 번씩 나라의 안위을 위한 제사를 올린다는 국기단 옆을 지난다.

약사암 영천굴로 오르는 급경사 계단을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다. 약사암에 올랐다가

14.45분 영천굴에서 영천(靈泉) 샘물 한 모금 마신다.

 

 영천굴은 예전에 영천암이 있었든 자리이고 환양선사가 설법한 곳이다.

이곳에 기도하고 이 물을 마시면 만병이 낫는다고 하여 감로수라고도 하는데

기도는 안하고 물만 마시면 반병(병의 반)은 나을까?

 

 바위 절벽 위에 자라는 한 그루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나무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내려오는 한 분이 내려가기도 힘 든 길인데 올라오느라 수고 많다고 인사를 건넨다.

그러나 바위나 절벽은 힘들게 올라가면서 쳐다보는 경치가 한 맛을 하니 어찌 편하기만 바랄까?

 

 15.20분 경 백암산 종주를 하고 내려오는 가경 선두팀을 만난다. 김철규 사장님 등 여러분이다.

조금 후 김춘곤 사장님도 뒤이어 내려오고 있다. 능선에 올라서니 운문암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인다.

곧 백학봉 정상(651m)이다.

 

 산도님과 정상 표지목 앞에서 조우한다. 님은 늘 산행의 핵심을 간추려

산행기와 산행사진을 제일 먼저 카페에 올리고 산행을 선도하는 분이다.

잠시 후 대장님과 만나게 되고 또 싱글벙글님, 마울님 등 가경의 주력 팀을 만난다.

 

 15.40분 백양계곡으로 내려서는 삼거리 갈림길에 선다. 후미팀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왼쪽 길을 따라

내려오다 잘 손질된 큰 무덤 한 기를 만난다. 명당자리인 듯하다. 정면으로 가인봉이 아름답게 보인다.

 

 16.05분 백양계곡에 내려선다. 오른 쪽으로 운문암 0.7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좌측으로 임도를

따라 10여분쯤 내려오니 약사암 갈림길에 닿고(약사암 380m 안내판 있음) 곧 영천샘으로 바로 올라가는

급경사 계단 길을 만난다.

 

 조금 내려오니 새보리님 부부가 천천히 걷고있다 . 두 분은 백학봉에는 안 가고 바로 백양사로 간다고 한다.

쌍계루에 올라 연못을 내려다본다. 물에 비친 단풍도 곱다. 연못 둑에서 쌍계루와 학바위를 쳐다본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분들도 여럿 보인다.

 

 주차장 부근 화장실 세면대에서 땀을 씻고 나온다. 백학봉 정상에서 만난 산도님을 또 만난다.

오늘 세 번 만나는 셈이다. 17.15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박대장님이 걸음 늦은 몇 분을 B코스로 안내하여

먼저 내려왔으며. 선두는 16.30분 경 내려왔다고 한다.

컵 라면과 하산주 한 잔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버스는 18.00분에 출발한다.

                                                                                       2005.11.01 유 산

 

※ 주차장에 내린 다섯 분 중 박사장님은 상왕봉까지, 리디님은 백학봉까지, 숲꽃님은 약사암까지, 미리비님은 백양사까지

모두들 처음 계획대로 산행 또는 답사,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보람된 하루 일정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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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와운마을 뱀사골

 

 지리산 노고단~삼도봉~뱀사골을 산행하는 가경천지 산악회의 등산버스를 타고 가다

뱀사골 입구에서 내린다. 11.25분이다. 가경산님들은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노고단~ 삼도봉~

화개재~ 뱀사골~ 반선으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홀로 뱀사골 단풍 탐승객이 된다.

단풍은 햇빛이 밝게 비칠 때, 최소한 해 떨어지기 전에 봐야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와운 마을에 있는 지리산 천년송을 보러간다. 천년송은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6m로 천년기념물

제 424호 이다. 멋진 천년송과 산골 마을을 구경하고 와운교로 되돌아 나와 뱀사골 계곡 등산로

따라 쉬엄쉬엄 올라간다. 햇빛에 비친 단풍이 곱다. 뱀사골에 비하면 피아골 단풍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격이라고 해야 될까? 등산객과 탐승객이 단풍과 어울리니 멋진 풍광이다.

 

 이럴 때 떠오르는 시 한 구절이 있다.

'북한산 단풍'이라는 제목의 우이동 시인들의 합작 시라고 한다.

북한산 단풍만 그러할까? 뱀사골 단풍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산마다 물이 들어

하늘까지 젖는데

골짜기 능선마다

단풍이 든 사람들

 

그네들 발길 따라

몸살 하는 가을은

눈으로 만져다오

목을 뽑아 외치고

 

산도 타고

바람도 타고

사람도 타네.

 

 숲바람꽃님을 만난다. 성삼재에서 반야봉에 눈인사 건네고 버스를 타고 되돌아 내려왔다고 한다.

간장소 위에서 잠시 쉰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삼도봉~화개재를 둘러 내려오는 산도님 등

가경 선두팀을 조금 후 하산 길에 만난다. 먼 길을 걸어왔는데도 지친 기색이 안 보인다.

산에서는 언제나 힘이 펄펄 나는지, 즐겁고 신나는 표정들이다. 모두들 가경의 건각들이다.

이사장님 등 다섯 분은 반야봉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어슬렁거리며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하니 17.20분이다. 하산주를 하는 중에 반야봉에 올랐든 분들과

후미팀이 내려오고 있다. 반야봉을 등정한 선두와 바로 내려온 후미의 차이가 거의 없이 도착한다.

성삼재에서 산행 시작한 시간은 12.00분이라고 하는데 빠른 분은 5시간쯤, 늦게 내려온 분들도 6시간으로

성삼재~뱀사골 먼 길을 걸었다면 과속은 없었는지? 스스로 검증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버스는 18.20 출발한다.

                                                                                                2005.10.25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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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명동재~왕거암~내원동~주방천~기암~대전사

 

 주왕산은 주왕이 이산에 살았다는 전설에 따라 주왕산이라 부른다고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신라

말경 당나라 주도라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켰으나 실패하여 이곳에 숨어살다가 신라의 토벌군에

의하여 최후를 마쳤다고 한다. 그래서 전설의 주인공 주도를 주왕이라 하고 이 산을 주왕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송의 향토사학자(김규봉)의 연구결과 이 전설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한다. 즉 신라 말

'김헌창의 난'의 주인공인 김헌창의 이야기라고 한다. 즉 반란을 일으켰으나 패하여 역적으로 몰린

선조(김헌창)의 신분을 감추고 살기 위하여 그의 후손들이 엉뚱한 당나라 주도를 끌어들여 전설처럼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일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전설이 된다고 했던가?----

 

 주왕산 가는 등산버스는 일주일 전에 예약이 마감되었지만 그 후 미리 예약된 산객 한 분이

취소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합류하게 된다. 버스는 08.00분 정시에 출발, 11.15분 수암 구판장에 닿는다.

내려서 수암교를 지나 간단한 입산식을 하고 11.25분에 산행 시작한다.

 

 들판에는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마을 주변의 감나무와 사과밭에는 감과 사과들이 풍성하게

달려있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억새꽃이 일렁거리는 공터를 지나 길 없는 길을 올라간다. 길인지 아닌지 앞사람의 발자국 흔적을

따라 간다. 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여분 후에 좁다란 산길을 만난다. 마치 고속도로를

만난 기분이다. 산길은 무명봉의 북사면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이어진다.

 

 12.45분, 능선에 올라선다. 조망은 없다. 왼쪽 길을 따라 20여분 가니 조그만 헬기장에 닿는다.

먼저 오신 분들이 식사중이다. 늦게 온 분들은 한 쪽에 따로 밥상을 차린다. 도시락을 다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다. 먹는 재미도 있어야 하고 짐은 가벼워야 하는데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 개개인 선택의 문제 일 듯하다.

 

 늘 함께 산행하든 새보리님 부부인데 오늘은 안보리님은 안 보이고 겉보리님 혼자이다.

겉보리님 왈 "식사 후 최소한 5분쯤은 쉬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인지 오늘 식사시간은 보통 때 보다

5분이 추가된 25분이다. 산님들이 가지고 온 포도, 단감. 사과 등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입맛을 돋운다.

후식을 하고 차례대로 일어선다.

 

 이곳은 낙동정맥길이다. 오른 쪽은 먹구등으로, 왼쪽은 느지미재로 이어진다. 느지미재로 내려선다.

느지미재 삼거리에서는 오른 쪽으로 내원동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방향표시판 따라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다. 식사 후 바로 출발하였으니 오르막에서는 힘이 더 드는 듯하다.

 

 14.25분 낙동정맥길을 버리고 가경방향 표시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꺽어 왕거암으로 오른다.

5분쯤 올라 무덤 자리인 듯한 펑퍼짐한 곳에 도착한다. 왕거암(907m)인 듯하다. 아무런 표시가 없다.

왼쪽은 가메봉으로 가는 길, 오른 쪽 희미한 길로 내려선다.

 

 능선을 조금 따르다가 계곡으로 내려선다.

길이 있는 둥 마는 둥이다. 물 없는 마른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계곡 옆 희미한 길을 따른다.

앞서 가든 한사장님이 다래를 발견한다.(14.55분)

 

 "---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랏다---"의 그 다래이다. 몇 명이서 다래를 따다 내려가고,

나는 청산에 더 오래 살고 싶어(?) 조금 더 머물다가 다음에 오는 분들에게 인계(?)하고 내려온다.

 

 15.40분 가메봉으로 오르는 큰골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곧 내원동 마을에 들어선다.

예전과 달리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이다. 사슴할아버지(권영도) 집은 뜯어져 흔적만 남았다.

(그분은 대전사 아래 상가에서 뵐 수 있었다. 하산 후 들은 이야기로는 내원동은 곧 전부 철거된다고 함)

 

 억새밭에서 억새를 열심히 담고 있는 미리비님의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산행하지 않고 주왕산 주방천의 

가을 풍경을 담고 있는 듯하다. 산행 때마다 좋은 작품을 가경 카페에 올려 회원들의 안목을 높게

또 넓혀주는 분이다. (미리비님 늘 감사합니다.)

 

 이곳 주왕산 최대의 폭포인 3폭포를 지나자 서서히 주왕산의 본 모습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계곡 옆으로 단풍이 조금씩 물들고 있다. 절묘하게 생긴 2폭포에 들렀다가 바위로 이루어진 협곡

속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내려온다.

 

 16.40분 1폭포를 지나고 기묘하고 웅장한 바위로 이루어진 학소대 시루봉 급수대를

목이 빠져라 올려다본다. 늦은 시간이라 관광객은 대부분 빠져나간 듯 한가하다.

 

 17.10분 대전사 마당에서 기암을 본다. 주왕산의 대표적인 암릉이다. 산 좋아하는 이들은 한 눈에

뫼 山 자로 보인다고 한다. 이 기암은 신이 쓴 예술작품이라고 하는 글을 언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역시 전설에 의하면 반란군을 토벌한 신라 장수 마장군이 깃발을 꽂았다하여 깃발을 뜻하는

기암(旗岩)으로 쓴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다 최사장님, 산경님과 함께 주왕산 먹거리의 기본코스인 명일식당의

사과동동주를 한 잔한다. 때가 때인지라 술맛이 일품이고 도토리묵 역시 입맛을 돋운다.

 

 주차장 앞개울에서 땀을 씻고 버스 안에서 강송님의 하사주(?) 하산주를 가지고 내린다.

산수유로 담근 술인데 조금씩 맛을 보지만 모두들 약술이란다. 그렇다. 약술,

하산주 한 잔은 보약이지요.

귀가 버스는 18.20분 출발한다.

                                                                                          2005. 10. 18 유 산

 

※ 오늘 시간이 없어 전설의 현장인 주왕굴을 가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주왕(김헌창)이 숨어살았든 곳이라는데 철계단을 만든 이후에는 옛 맛을 잃어버렸지만

주왕굴에 갈 때는 시설물이 없다는 생각으로 둘러보면 전설이 더 실감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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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귀때기청봉~대승령~12선녀탕~남교리

 

 밤 10시 등산버스는 출발한다. 설악산 무박등산 버스이다. 말 그대로 잠 안 자고 이튿날 산행을 하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옷가지, 두 끼 식사와 식수, 또 버스 안에서 조금이라도 잠을 자려면 술도

있어야 하고---. 버스는 현풍과 치악휴게소에서 쉬고 홍천에서 국도로 갈아타고 인제를 거쳐 산행

들머리 한계령에 04.30분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니 날씨가 쌀쌀한 느낌이다. (오늘 설악산 산악일기예보는 최저 6도, 최고 12도 라고 함)

한계령 주차장은 예상외로 한적하다. 계단을 올라서 설악루 앞을 지나니 매표소이다. 개인별로

매표를 하니 불편하기도 하고 시간차가 나므로 야간등산의 한 모습인 렌턴 불빛이 이어지는

장관을 볼 수가 없다

 

 어둠 속이라 길바닥만 보고 오른다. 크게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는 구간에도 정체가 없으니 진행

속도는 엄청 빠르다. 05.45분 서북능선 삼거리이다. 동쪽으로 한 줄기 붉은 색 여명이 보인다.

오른 쪽은 끝청 중청 대청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왼쪽 귀때기청으로 향한다.

 

 06.00경 너덜지대를 만나고 떡 한 조각 먹으며 잠시 쉰다. 뒤돌아보니 중청과 대청이 희미하고

오른쪽으로는 용아릉의 모습이 들어난다. 아직은 어둠이 덜 걷힌 상태, 너덜지대를 한참 올라간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니 설악산 속에 들어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남설악 점봉산 쪽에는 뭉게구름이 떠있다.

내설악이 눈앞에 펼쳐지고 용아릉 너머 멋진 공룡능선의 모습이 들어난다.

06.55분, 귀때기청봉(1,577m)에 올라선다. 장쾌한 서북능선의 중간쯤이다. 사방의 조망이 좋다.

바람이 세게 분다. 귀때기가 시려오고 겨울모자가 생각난다. 서둘러 내려선다.

 

 07.15분, 안부 조그만 공터에서 가지고 온 절편 떡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다.

09.00분 추모비(김영준: 80년 2월 이곳에서 조난사)를 지나고 1,408봉과 1,289봉 그 험한 길을 밧줄에

의지하여 오르내리고 11.00분 대승령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대승폭포를 거쳐 장수대로 가는

길이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메고 가나 안고 가나 마찬가지라면서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땀이 식으니 춥다.

 

 11.50분 안산 갈림길이다. 이정표엔 남교리 7.6km, 장수대 3.7km만 쓰여있고 안산 가는 거리와

방향표시는 없다. 왼쪽으로 안산으로 가는 길에는 시그널만 여러 개 달려있을 뿐이다.

'가경방향 표시판'은 오른 쪽 남교리 방향으로 놓여있다. 12.00분 능선끝 쉼터(1,360m)에 도착하고

왼쪽으로 꺽어 12선녀탕 계곡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안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봉긋하게 모습을 들어낸다. 서쪽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가야하는데 해는 머리 위에 있다. 약 8시간 걸었고 하산 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느끼는 시간은 오후 4~5시쯤인데 이제 겨우 12시를 조금 넘겼으니 시간 감각이 조금 무디어 진 듯하다.

 

 12선녀탕 계곡 상단부는 단풍이 절정이다.

지나온 능선에서의 단풍은 시들거나 이미 떨어지고 있었지만 이곳은 이제 막 최고의 단풍을 보여준다.

깊고 깊은 계곡 물소리 청아하고, 오후 시간 햇빛을 받은 단풍색갈이 참으로 곱다.

 

 두문폭포를 지나고 비로소 계곡의 절경이 시작된다. 노산 이은상은 12선녀탕계곡을 8탕 8폭이라

했다고 하는데 이름표를 붙이지 않아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계곡의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한참 동안 천천히 걸어 내려간다.

 

 복숭아탕은 이곳의 최고 명소라고 하는데 철 난간 안쪽에 있어 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폭포를 잘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한곳 쯤 설치해도 좋을 듯하다. 복숭아탕을 보려고 가까이 접근하기엔 위험하고 그

좋은 풍경을 보지 않고 오기엔 아쉬움이 남고---, 등산로만 따라 가다보면 그 진면목을 놓치게 된다.

 

 12선녀탕계곡에는 철 난간도 부실하게 설치되어있다. 바위경사면에 철주만 세울게 아니라 발 디딤이

안전하도록 돌을 다듬어 놓든가 계단을 설치하든가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듯하다.

등산객 몇 명이 모이면 어김없이 정체구간이 되어버린다. 오늘도 여러 번 정체구간을 만나게 된다.

 

 15.20분 카돌릭 의대 산악부원들 7명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난다. 이 조난사고는 1968년 10월

25일이라고 쓰여있다. 오늘 10월 4일이니 날짜로 치면 약 20일 후이다. 그런데 10월 말경 폭우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산악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임을 알 수 있다. 잠시 묵념을 하고 내려온다.

 

 15.30분 주차장에 도착한다. 김철규 사장님등 선두팀 8명은 안산을 넘어 왔는데도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고 하며, 손사장님은 12시가 되기 전에 내려왔다고 한다. 대단한 속보이다.

 

 옷가지를 챙겨들고 매표소 안으로 다시 들어가 계곡에서 땀을 씻는다.

물이 차가워 알탕은 어렵다.

 

 후미를 기다리면서 김사장님 한사장님 강사장님 리디님등과 하산주를 한다.

하산주를 마치고 기다려도 후미팀이 아직 도착하지 아니하고 전화 연락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유명산이나 계곡에서는 이동전화가 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후미팀 한 분이 저혈당으로 일행과 함께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119에 연락하는 등 출발시간이

늦어진다. 19.50분 경 모두 도착하고 버스는 20.00분 출발한다.

                                                                                2005. 10. 4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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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령,조령산, 신선암봉. 깃대봉으로

 

 버스는 11.45분 이화령에 도착한다. 이 이화령을 넘는 도로는 1925년 개설되었는데

몇 년 전 이화령터널이 뚫린 후 도로의 기능은 거의 상실되고 등산버스나 드라이브 길로 이용되는

한적한 길로 변했다고 한다. 조령산 등산은 거의 대부분이 해발 548m인 이화령에서 출발한다.

정상까지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코스를 조금 달리하여  절골에서 오르려는 분들과 함께 신풍 마을에서 내린다. 10.10분이다.

김사장님, 최사장님, 고여사님, 산수유님, 적우님과 함께 새로 난 고가도로의 다리 밑을 지나서

절골로 향한다. 모두들 어찌나 빨리 걷는지 따라가기 힘이 들 정도이다.

 

 10.30분, 마당바위 폭포를 지나고 5분 후 중암 갈림길, 또 5분 후 상암사터 갈림길을 지나고

10.55분 조령산 암벽수련장 아래에 닿는다. 위로 쳐다보니 거대한 암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밧줄을 잡고 암벽의 하단부를 가로질러 가는데 앞서 가든 분이 길이 없다고 한다.

암벽을 조심조심 되돌아 나와 등산로로 복귀하여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13.30분 주능선에 올라선다. 사거리이다. 직진은 문경세재 주막으로, 오른 쪽은 조령산 정상으로,

왼쪽은 신선암봉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서 길옆에서 도시락을 편다.

 

 식사 중 이화령에서 정상을 넘어오는 가경 본진을 만난다. 그 중 산수유님이 아는 몇 분은 같은

산행버스를 타고 왔는데도 그런 줄 모르고 있다가 여기서 만난다고 한다. 하긴 버스 안에서 이동이

안되니까 그럴 수 도 있을 것이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다.

 

 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정면으로 신선암봉과 그 오른쪽으로 923봉이 우뚝하다. 그 사이로 월악 영봉이

뾰족이 머리를 들고 있다. 주흘산 부봉과 영봉 주봉이 지척인 듯하다. 14.25분 신선암봉(937m) 정상에

오른다. 남서쪽 저 멀리 속리산 능선이 어림되고, 사방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상엔 괴산군 선관위에서 쓴 공명선거 문구가 보인다. 신선암봉 분위기와는 덜 어울린다.

(이곳은 3관문 너머 신선봉과 구분하기 위하여 신선암봉이라 부르는 곳임)

 

 산행기를 쓰는 중 오늘 도착한 이번 달 '월간 산'지의 기사 중 백두대간 종주팀의 신선암봉에 관한

글이 있어 옮긴다.

" ---전략. 신선봉에서 또 한 번 조망의 성찬을 즐긴다. 불끈불끈 힘차게 솟아오른 연봉들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몇 걸음 더 나아가 동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월악산의 영봉과 연이은 줄기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백두대간을 통틀어서 오밀조밀한 암릉의 실루엣과 대간의 장쾌한 스케일을 한꺼번에 담은

최고의 조망처다. 지리산의 장중함과 설악산의 화려함을 적절히 섞은 분위기다. 후략---"

 

 멀리 또 가까이 펼쳐지는 경치에 취하다보니 밧줄잡고 바위 타고 오르내리기 몇 번 인지 헷갈린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멋진 장면의 연속이다. 갈수록 오른쪽으로 부봉이 가까이 보이고

깃대봉 너머 신선봉 마폐봉이 또 월악 영봉과 만수봉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멀리만 볼게 아니다. 암릉의 연속이므로 조고각하(照顧脚下: 비칠 照 , 돌아 볼 顧 , 다리 脚 , 아래 下

→발 아래를 잘 보라는 뜻이 있음)도 명심하여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길이다. 고사목 두 그루가 있는

전망대에서 조금 쉬었다가 간다. 잠시 후 바위 틈새에 멋지게 둥지를 틀고 앉아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오래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이지만 갈 길이 멀어 사진 몇 장 찍고 넘어간다.

 

 길은 조금 부드러워진다. 깃대봉으로 향하다가 16.10분 새터 갈림길에서 하산 길로 접어든다.

강송님 민계님 일행과 대장님 그리고 어느새 새보리님이 합류한다. 20여분 내려오다 너른 바위에서

잠시 쉬고 또 20여분 후에 말용초 폭포에 닿는다.

 

 말용초는 깃대봉에서 심신을 연마하든 한 장군이 말을 탄 채로 폭포아래 소(沼)에 뛰어들자

그 곳에 살든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매표소 부근 계곡에서 땀을 씻고 17.50분 새터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대부분 내려왔다고 한다.

각자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A,B,C팀으로 운행함으로 선두와 후미의 하산시간은 그리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은 듯하다. A팀은 깃대봉에서 능선을 따라 말용초로 내려왔다고 한다.

얼른, 컵 라면을 안주 삼아 강송님의 찔레꽃 술과 남사장님의 쇠수로 하산주를 나누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버스는 18.00분 출발한다.

                                                                                  2005. 09. 27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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