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원산, 현성산. 수승대까지 이어지는 능선.

 

 11.05분, 산행 들머리인 금원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내린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 유안청

계곡과 지재미 계곡이 합쳐지는 곳에 있는 매점 앞에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고 산행 시작한다.

11.15분이다.

 

 대부분 유안청계곡을 따라 금원산으로 올라가고 신사장님과 함께 지재미 계곡을 따른다.

이곳에 온 김에 보물 530호로 지정된 가섭사지 마애삼존불을 보기 위해서이다.

계곡에 걸쳐져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고 또 계곡을 만난다.

 

 어제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나 건널 수가 없다. 위쪽으로 올라가 건널만한 곳을 찾아 살피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 다시 내려와 아래 쪽 적당한 곳에서 바위 건너뛰기를 하여 겨우 계곡을 건너간다.

잠시 후 다시 한 번 계곡에 놓인 큰 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물을 건너니 문바위 앞이다.

 

 문바위는 높이 20m, 길이 30m, 폭 15m의 거대한 바위인데 아래쪽에 있는 작은 공터는 옛날 승려들이

공부하든 장소로 추정된다고 하는 곳이다. 곧 가섭사지에 닿고 108계단을 올라가니 커다란 바위가

포개져 이루어진 석굴(?) 바위 면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어느 전문가는 못난이 삼형제 부처라고

했지만 생동감있게 새겨진 것이 돋보인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되돌아 내려와 요사채 앞에서 신사장님은 지재미 골을 따라 금원산 쪽으로 가고, 나는 현성산으로

바로 올라가려고 주차장 앞에 있는 매표소로 되돌아 나와 미폭 옆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11.55분)

연꽃바위를 지나고 13.15분 세모바위 전망대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한다.

 

 14.10분 현성산 정상을 오른다. 오늘 날씨가 맑아 주변 산세는 물론 멀리 덕유산 향적봉도 확연히 그

모습이 들어나고 있다. 산행할 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일년을 두고라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

이다. 30여분 후 서문가 바위에 닿는다.

 

 서문가 바위는 임란 때 이 바위 석굴에서 피난살이하든 서씨와 문씨 두 남자와 한 여자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성을 두 글자인 서문씨로 했다는 전설의 바위인데 그들이 피난살이 했든 굴은

어디쯤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전설이 되려면 굴이 어딘가 있어야 할 텐데---.

 

 서문가 바위를 지나 조금 가다 금원산에서 내려오는 신사장님과 고사장님을 만나 잠시 쉰다.

잇따라 가경 선두팀이 내려오고 있다. 벌써 금원산 정상을 둘러 예까지 왔으니 모두들 대단한

준족들이다. 산을 훨훨 날아다닌다고 해야 할듯하다.

 

 15.00분, 970m 봉에서 갈림길을 찾아 말목재로 향한다. 잡목 숲 속이고 때 묻지 않은 등산로이다.

중간에 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쉬기도 했지만 이정표 없는 길이고 또 막판에는 시그널도 보이지 않으니

갑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기를 두 시간쯤 걸은 후에 수승대 앞 요수정(樂水亭)에 닿는다.

 

 삼국시대 때 백제 땅이었든 이곳은 신라로 가는 사신을 근심(愁)으로 보냈다(送)든 곳이라 하여

수송대라 부르든 이름을 조선시대 퇴계선생이 수승대(搜勝臺)로 바꾸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전해온다.

 

 이곳 요수정 주인인 신권은, 이곳에서 10리 아래에 있는 영송마을 처가에 온 퇴계선생을 초청한다.

약속된 날 퇴계는 오지 않고 대신에 편지 한통이 전달된다. 급히 왕명을 받아 상경하므로 미안하다는

편지와 함께 시 한 수가 들어있다. (원문생략)

수승이라 대 이름 새로 바꾸니

봄 맞는 경치는 더욱 좋으리라

--이하생략--

 

아래는 신권의 답시라고 한다.

자연은 온갖 빛을 더해 가는데

대의 이름 아름답게 지어주시니

--이하생략-- (위 수승대 이야기는 답사여행의 길잡이에서 요약한 것임)

 

 암구대(岩龜臺)가 거북모양으로 보인다는 정자 밑 물가에 내려가 본다. 계곡물이 너무 많아 수승대의

진면목을 보기 어렵다. 암구대 앞 대리석 다리 양옆으로 물이 넘친다.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 너른 반석

앞 물 좋은 곳에서 단체로 땀을 씻고 현수교를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17.40분이다.

 

 오랫간만에 김치라면을 안주 삼아 하산주를 한다. 강송님의 오디주를 조금 씩 음미해보지만

대부분은 그 맛을 모르고 한 분만 정답을 알았다고 한다.

또 어느 산님이 가지고 온 더덕주도 보태고 맥주도 보태고---.

버스는 19.10분 출발한다.

                                                            2005. 08. 23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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