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14.11.15
어디 : 김삿갓문학관
김삿갓묘소에 참배한 후 김삿갓문학공원과 김삿갓문학관을 둘러본다.
김삿갓. 본명 김병연(1807~1866), 호 난고, 립(삿갓 笠)
김삿갓은 홍경래란 때 항복한 김익순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줄 모르고 영월백일장에서
그를 비난하는 시를 지어 장원급제하였으나 그 후 어머니로부터 집안내력을 듣게 되고 ---,
자책감에 빠져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돌며 방랑생활을 하며 풍자시 등 많은 해학시를 남기고
57세에 화순 땅에서 세상과 이별한다.
그리고 3년 후 아들이 묘소를 이곳 노루목으로 이장하였다고 한다.
☞ 김삿갓 장원급제 시 중에서
一爾世臣金益淳(일이세신김익순) 대대로 임금을 섬겨온 김익순은 듣거라.
(중략) ------
忘君是日又忘親(망군시일우망친) 이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고 육친을 버렸으니
一死猶輕萬死宜(일사유경만사의) 한 번 죽음은 가볍고 만 번 죽어야 마땅하리.
春秋筆法爾知否(춘추필법이지부) 춘추필법을 너는 아느냐?
此事流傳東國史(차사유전동국사) 너의 일은 역사에 기록하여 천추만대에 전하리라.
시선 난고 김병연지묘. 묘 앞에서 왼쪽은 태백산 끝자락이며 소백산 시발점인 이 곳은 양백지간에 유지앵소형국이며 정감록에
기록된 십승지 중에 한 곳으로 에너지가 함축된 곳이라고 한다. (유지앵소: 버드나무가지에 있는 꾀꼬리집 형국)
김삿갓 묘소로 가는 나무다리. 묘소는 건너편 소나무 옆 평평한 곳. 나무에 가려 묘는 보이지 않는다.
自詠 자영 스스로 읊다
寒松孤店裡(한송고점리) 겨울 소나무 외로운 주막에
高臥別區人(고와별구인) 한가롭게 누웠으니 별 세상 사람일세.
近峽雲同樂(근협운동락) 산골짝 가까이 구름과 같이 노닐고
臨溪鳥與隣(임계조여린) 개울가에서 산새와 이웃하네.
치銖寧荒志(치수영황지) 하찮은 세상 일로 어찌 내 뜻을 거칠게 하랴.
詩酒自娛身(시주자오신) 시와 술로써 내 몸을 즐겁게 하리라.
得月卽帶憶(득월즉대억) 달이 뜨면 옛 생각도 하며
悠悠甘夢頻(유유감몽빈) 유유히 단꿈을 자주 꾸리라.
꼬마신랑
還甲宴(환갑연)
彼坐老人不似人(피좌노인불사인) 저기 앉은 저 노인은 사람 같지 않으니
疑是天上降眞仙(의시천상강진선) 아마도 하늘 위에서 내려온 신선일 테지.
其中七子皆爲盜(기중칠자개위도) 여기 있는 일곱 아들은 모두 도둑놈이니
偸得碧桃獻壽筵(투득벽도헌수연) 서왕모의 선도복숭아를 훔쳐다 환갑잔치에 바쳤네.
吉州吉州不吉州(길주길주불길주) 길주 길주 하지만 길하지 않은 고장
許可許可不許可(허가허가불허가) 허가 허가 하지만 허가하는 것은 없네.
明川明川人不明(명천명천인불명) 명천 명천 하지만 사람은 밝지 못하고
漁佃漁佃食無漁(어전어전식무어) 어전 어전 하지만 밥상에는 고기 없네.
"가지 마오" "가야 하오" ㅎ
덮어 쓴 머리, 깍은 머리. ㅎ
난고 김삿갓 문학관에는
김삿갓 한시모음
김삿갓 친필 등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삿갓을 벗어놓고 대나무밭에서 낮잠(?)
김삿갓 연구에 평생을 바친 박영국선생의 기증자료 목록
서당욕설시 --- (한자를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書堂乃早知(서당내조지)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房中皆尊物(방중개존물) 방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生徒諸未十(생도제미십)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되고
先生來不謁(선생내불알) 선생은 보러 오지도 않네.
운우의 정-1
위위불염 경위위(爲爲不厭 更爲爲 )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하고 또 하고
불위불위 경위위(不爲不爲 更爲爲 ) 안한다 안한다 하면서도 다시하고 또하고
김삿갓 주거지 모형도. 주거지는 묘소에서 약 1.8km 거리임. 오른쪽에 디딜방아가 보인다.
짚신과 술병 그리고 봇짐(?)을 지고 방랑생활, 그 때는 짚신도 아끼려고 남이 안 볼 때는 봇짐 속에 넣어 다니기도 ---.
四脚松盤粥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排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함께 떠도네.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물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문학관 밖으로 나오면 김삿갓의 행적과 시들을 볼 수 있다.
詠笠(영립) 내 삿갓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정처없이 떠 도는 내 삿갓 마치 빈배와 같이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 번 쓰고 다닌지 어느덧 사십 평생이어라.
牧堅輕裝竪野犢(목수경장수야독) 더벅머리 목동의 소몰이 갈 때의 차림새이고
漁翁本色伴白鷗(어옹본색반백구) 갈매기 벗하는 늙은 어부의 모습 그대로 일세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술 취하면 의복 벗어 나무에 걸고 꽃구경하며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흥이 나면 손을 들어 누각에 올라 달 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사람들의 의관이야 겉 모습 치장하기에 바쁘지만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 내 삿갓은 비바람 가득 몰아쳐도 근심걱정 없다네.
艱飮野店(간음야점)
千里行裝付一柯(천리행장부일가) 천리 길 나그네 가진 것 겨우 지팡이 뿐이니
餘錢七葉尙云多(여전칠엽상운다) 남은 돈 일곱 닢 오히려 많다 하겠네
囊中戒爾深深在(낭중계이심심재) 주머니 속에 깊이깊이 간직하자 다짐했건만
野店斜陽見酒何(야점사양견주하) 석양에 주막을 만나니 아니 마시고 어쩌리.
삿갓모양 쉼터에서 난고평생시를 생각하며 ---.
난고평생시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인심 박해지고
부모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 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 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蘭皐平生詩 난고평생시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髮毛稍長命漸奇 灰劫殘門飜海桑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幾霜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搖頭行勢豈本習 潔口圖生惟所長 요두행세기본습 결구도생유소장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빈髮蒼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