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산(大美山 1,115m). 그 계곡의 파란 물이,

 

 버스는 4시간을 달려 산행 들머리 여우목고개에 닿는다. 12.00분이다. 해발 620m라는 표시판이

보이고 대미산 설명과 등산지도가 그려진 안내판이 보인다. 간단한 입산식을 마치고 방어산님의

'폭소'제안에 따라 크게 웃고 출발한다.

 

 건강에 좋다는 '폭소'라고 하기에 처음엔 요즘 유행하는 폭소클럽(폭탄주를 소탕하는 클럽)

이야기인줄 생각했는데, 어쨌든 '폭소'는 건강에 좋은 듯하다.

 

 상수리나무 등 잡목 숲 속을 30여분 걸어 오르막 한 고비를 올라서서 오이 한 조각 먹고 물 한잔

마시며 잠시 쉬었다 간다, 바람이 조금씩 불어주니 산길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더구나 구름 낀

날씨에 숲 속 길이라 걸을 만하다. 다시 15분쯤 걸어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늘 함께 다니든

부부 산님 중 미리비님은 안 보이고 마울님이 열심히 야생화를 디카에 담고 있다.

 

 20여분 후에 해발 950m라고 쓰여진 돼지목에 도착한다, 먼저 올라온 분들이 식사중이다. 나무판자에

대미산 40분이라 쓰여진 이정표가 보인다. 뒤이어 올라온 몇 분과 함께 도시락을 편다. 후식도 하고,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는 호사도 누려본다. 옆에는 늦게 도착한 분들이 식사중이다. 천천히 일어선다.

 

 완만한 오름 길, 양쪽으로는 노란 원추리 꽃들이 반겨주는 듯하다. 13.50분 대미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 앞면에 '백두대간 대미산 1,115m' 뒷면엔 '단기4328년 10월 22일 山들 모임'이라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는 대간능선의 조망이 좋다고 하는데 흐린 날씨 탓으로 산세가 명쾌하게 들어 나지 않는다.

조금 아쉽다. 정상에 올랐으니 당연히 내려가야 한다.

 

 25분쯤 내려가니 부리기재이다.

포암산 6시간 대미산 40분이라 쓰여진 안내판이 보인다. 사거리이다.

길 없는 길을 간다. [이하 생략. 비지정 등산로임]

 

 길없는 길을 한참 내려오다 파란 물속에 들어가 본다. 심신이 다 상쾌하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생각난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선녀탕에서 목욕할 때 나무꾼은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고---,

선녀와 살다가 훗날 선녀는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렸다는 전래동화이다.

 

 이 이야기를, 산꾼들은 이리 풀어보면 어떨까? 나무하려 열심히 산에 다니면서 다리에 힘이 오른

나무꾼이 맘에 들어, 하늘나라 선녀는 선녀탕에 내려와 나무꾼을 유혹하고---, 결혼하여 재미있게

살았는데, 산에 나무하러 다니는 것을 게을리 한 나무꾼은 다리에 힘이 빠지고---

급기야 선녀는 하늘나라로 떠나간다.

 

 맛있는 음식을 남이 대신 먹어주지 못하듯이 자신의 건강도 남이 지켜주지 못하므로,

지게 지고 산에 나무하러 다니거나 배낭 메고 등산을 하거나----,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인 듯하다.

 

 17.05분 버스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하산하여 개울로 내려가 땀을 씻고 나와서 하산주 한 잔한다.

리디님의 맥주에, 강송님의 탱자술을 보탠다. 탱자 술맛을 아는 이 없다.

차는 18.09분에 출발한다.

                                                                                       2005. 07. 26 유산

 

※ 대미산은 원래 대미산(黛眉山)이든 것을 퇴계 선생이 대미산(大美山)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오며,

  계곡 물은 너무 맑아 특급수(?)라고 해야 될까? 맑은 공기 파란 물,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고,

 

☞ 유구무언(有口無言: 입은 있으되 할 말이 없음)이 정답이지 싶다. 더 보태면 군더더기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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