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5.04.12

어디 : 선운산 도솔암 마애불

 

     오늘은 갈 길이 먼데 출발시간 5분쯤 지나서 한 분, 조금 후 차가 막 떠나려는 순간에 또 한 분이

    탄다. 결국 10여분 늦게 출발이다. 늘 거의 정시에 출발하든 차인데 한 두 사람 때문에 늦어지면

    산행 시간이 줄어들거나 산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산행 후 귀가버스의 출발시간은 조금 유동적일 수 있다. 열심히 걷지만 5 ~7시간의 산행을 하다보니

   체력이나 취향에 따라 약 1시간 정도의 차이는 나기도 한다. 때문에 산을 즐겨 찾는 산꾼들은 이해하

   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당일 산행에서는 1시간, 무박산행일 경우는 2시간 정도는 차이가 나는 듯하다.

 

    버스는 늦게 출발했지만 기사님의 노련한 운전솜씨와 휴게소에 한 번 쉬고 달렸기 때문에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는 듯하다. 12.20분, 반암교를 지나 풍천장어 간판이 보이는 청림가든 입구에서 내린다.

   이 먼 길을 섬진강 휴게소에 한 번 쉬고 왔으니 볼일이 급하다. 이럴 때 여왕이 부럽지 않은 사람들은

   편리하지만 불편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산행 중 짬을 내어 요령껏 비울 수 있는 것도, 이를 탓하지 않는 것도 모두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산행은 격렬한 운동이므로 최적의 상태에서 진행해야 하고, 물도 적기

   에 충분히 보충해주어야 한다. 땀 흘리면 화장이 지워질까봐 또는 단지 비우기 귀찮다고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은 건강에 해롭고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오늘 개이빨산을 돌아오는 A코스는 6시간 반쯤 걸릴 것이라고 한다. 최종적으로 선운사 주차장으로

   내려오게 되므로 개인의 체력이나 취향에 따라 B 또는 C코스를 택하여 진행하되 늦어도 오후 7시까지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될 것이다.

 

    오계봉(154m), 형제봉(248m), 노적봉을 넘어 약 1간반쯤 걸어 돌담(?)으로 둘러싸인 작은 봉우리에

   도착한다. 돌담은 무덤을 보호하려고 쌓은 듯한데 흡사 작은 성벽처럼 보인다. 한 시간 반쯤 걸었고

   자리도 좋아 후미 팀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한다. 여럿이 앉아 도시락을 펴니 흡사 산중 작은 뷔페식당

   인 듯하다. 매실주 한 잔하고 후식까지 곁들이니 무엇을 더 바랄까? 고대광실이 아니라도 진수성찬이

   아니라도 자연과 함께 하니 이게 바로 건강식이고 보약이지 싶다.

 

    식사 후 내리막 길 좌측의 바위전망대에 올라서니 구암제가 내려다보이고 정면으로 가야 할 능선이

   올망졸망 들어나고 또 그 사이 몇 군데 우뚝 솟아오른 바위도 보인다. 지도를 꺼내보니 조금 전 식사한

   곳이 구황봉(299m)인 듯하다. 20여분 걸어 오르막길에서 뒤돌아보니 도솔제 물이 파랗게 보인다.

 

    조금 더 걸어 바위 봉우리의 사면을 가로질러 나가니 오른 쪽으로 중첩된 산 너머 낙조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내리막 갈림길에서 앞서가든 분이 길을 잘못 들어 곧 수정하여 주 등산로를 따른다. 비학산

   1.2km 이정표를 통과하여 능선으로 올라서 조금 가니 해발 307m인 비학산 정상이다.(15.20분) 조망이

   전혀 되지 않는다.

 

    잠시 후 남쪽으로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배낭을 벗어놓고 쉬는 사이에 춘란 한 포기가 눈에 띄어

   디카에 담아본다. (여유를 가지니 예쁜 꽃도 눈에 들어오는데 어찌 허겁지겁 달리기만 할 것인가?)

 

    15.35분 희여재를 지나고 16.00분 국지봉 갈림길이다. 방향표시판이 청룡산 쪽으로 놓여있는데,

   회원 한 분이 안내판을 보고 사자바위~투구바위 능선을 간다면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기다렸

   다가 뒤따라오는 gds님에게 낙조대~ 천마봉 코스를 설명해주고 사자바위 능선 길을 따른다.

 

    16.30분 사자바위에 올라서니 배맨바위, 낙조대, 천마봉과 그 주위의 암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긴 밧줄을 잡고 암벽을 내려선다. 안부에서 투구바위로 가는 능선 길을 버리고 좌측 길 없는 비탈을

   치고 내려간다. 20여분 후에 계곡에 닿고 땀을 씻는다. 눈앞에는 천마봉 바위가 우뚝하다.

 

    17.00분 마애불 앞에서 한우산님을 만난다. 마애불을 보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다. 마애불 옆 굴속

   에는 오늘도 기도객이 다녀간 듯 촛불 몇 개가 타고 있다. 도솔천 내원궁에 올라가서 천마봉을 올려다

   본다. 커다란 짐승이 하늘 향해 포효하는 듯하다. 천마(天馬)의 모습일까?

 

     내원궁에서 내려와 다시 마애불을 지나고 용문굴 가는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 개울을 따라 되돌아

    내려온다. 국기봉 갈림길에서 A코스로 갔던 박대장님, 들꽃님, gds님 등 몇 분이 내려오고 있다. 

    용문굴은 안 가고 천마봉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도솔천을 따라 내려오다 진흥굴과 동자상을 지나고 선운사에 도착한 시간은 18.10분이다. 동백꽃

    군락지를 보고 절을 한 바퀴 돌고 문을 나설 때 리비님 일행이 내려오고 또 새보리님 일행도 보인다.

    부도밭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8.40분.

 

     먼저 내려오신 분들이 하산주를 하고 있다.

    컵 라면에 물을 먼저 부어놓고 오산님의 복분자 술 한 잔하고 급히 라면을 먹는다.

    전철 시간 늦을까봐 버스는 서둘러 출발이다.(19.00분)

                                                                                            2005.04.12 유 산

 

 * 산행이든 답사이든 선운산 선운사에 간다면 낙조대, 천마봉, 용문굴, 마애불, 도솔천내원궁,

   선운사를 둘러보는 것이 정석이다. 더하여 동백꽃이나 꽃무릇을 보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 도솔암 마애불 비결탈취사건은 1892년이니 겨우 113년 전의 일인데 까마득한 전설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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